무역적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데 따른 결과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다 경기 침체 리스크로 전반적인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최대 규모다. 올해 무역적자는 지난 8월까지 251억820만달러로 치솟으며 이미 최대 연간 적자를 냈던 1996년(206억2396만달러)을 웃돌았다. 지난달까지 무역적자는 288억7600만달러로 더 늘었다.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20.2%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20.6% 감소했고, 석유제품 (-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자동차부품(-14.1%) 등도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23.4% 줄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등에서감소했다. 반면 관세청이 집계하는 주요국 중 유럽연합(EU)에서만 수출이 11.1%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수입액은 156억22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품목별로원유(7.6%), 무선통신기기(39.1%), 반도체 제조장비(19.8%), 석탄(10.4%) 등의 수입액이 늘었다. 반면 가스(-16.1%), 석유제품(-14.3%), 기계류(-9.5%) 등은 줄었다.
수입국별로는 중국(3.9%), 사우디아라비아(45.0%) 등으로부터 수입이 늘고, 미국(-17.3%), EU(-9.8%)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줄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무역적자는 38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8억3400만달러 적자를 냈던 작년 동기 대비 34.9% 늘어난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내수가일부 개선됐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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