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비교하여 한국경제는 1960년대 이후 선진국 산업의 적극적인 도입과 수출화에 힘입어 세계 10위권의 수출국가가 되었고, 조만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을 내다보는 선진국으로 급성장했지만 최근 심화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급격한 불안정과 미국의 금융정책변화 등이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1 지진 이후 오랫동안의 저성장하에서도 일본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상태를 유지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해보며 최근 일본경제의 안정은 상당 부분 경쟁력 있는 해외 기업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한인 중견기업 산옥스(www.sunocs.co.jp)는 여성 CEO가
운영하는 일본 내에 기반을 두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한 내실 있는 강소기업이다. 창업주인 이옥순 회장은 1995년 도쿄 창업 이후, “특별함”을 추구하며 개성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일본 굴지의 제지, 섬유, 화장품 기업의 인쇄 부자재 및 각종 소재 상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한국의 제지, 유통, 화장품회사와 신뢰 관계를 오랫동안 구축하며 성장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일본의 독특한 기업 문화로서 기업 간에 장기적이고 계속적인 거래 관계를 갖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는 점을 뽑는다. 특히 신뢰가 쌓인 거래기업을 자기 기업의 일부로 보고 많은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일본 대기업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의 거래가 생산물의 안정적인 수출확보와 수출망의 다변화를 할 수 있으므로, 일본 산옥스 본사와 한국 산옥스코리아를 통해 한국 기업 또는 일본 대기업과의 안정적인 수출입 거래 관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자기 분야에 대한 기술, 설비 투자 등을 통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산옥스의 이옥순 회장(왼쪽)과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박용석 도쿄패럴림픽 현지지원단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산옥스의 창업자 이옥순 회장은 평소 “고국과 거주국간 가교 구실을 하는 것이 재외동포가 애국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강조하고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의 환경규제 걸맞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생산설비를 전격적으로 도입해 친환경 제품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옥스 관계자는 “산옥스는 무리한 사업보다 산옥스의 강점을 살려 안정적인 기반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의 신규사업은 앞으로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제 종이를 사용하는 제품군들 통해 자원순환 고리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것이 이번 생산설비 투자의 목적이라고 했다. 친환경 제품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전사적으로 R&D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었다”라고 전하였다.
글로벌 비지니스 연구원인 필자가 한일 양국을 바쁘게 오가는 이옥순 회장님께 여러번 인터뷰 요청을 드려,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산옥스 운영에 대한 기업 목표와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기업의 이윤을 넘어 사회적 공헌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는 기업인 이옥순으로서 자세히 알아보는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이옥순 일본 산옥스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산옥스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지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산옥스의 임직원들이 초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한국과 일본 대기업 제품의 기술력만을 믿고 판매하면 제품별 규정과 룰 및 다양한 인식, 기업문화 차이에서 오는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의 도움과 지속적인 시간 투자를 하고 현지인 채용과 현지 파트너사들의 도움은 단기간에 습득되지 않고 현지에서 경험하고 신뢰를 쌓으면서 비즈니스 正道를 지켜야 갖춰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옥스는 거래처 회사의 규모가 크고 이름 있는 기업이라고 해서 적절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단정보다는 그 회사의 전략과 규모, 솔루션에 대한 이해도, 시장 접근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수 있는지를 따져보고 선정하고 있습니다. 크고 유명한 회사가 반드시 좋은 파트너라는 등식보다는 큰 기업은 오히려 취급하는 품목이 많아 자사 제품이 ‘온리 원(Only One)’보다는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큰 기업’보다는 ‘적합한 기업’을 파트너로 선정해야 하는 것이 산옥스직원들의 숨은 장점입니다. 산옥스의 모든 구성원은 한번에 돈을 버는 단타를 추구하기 보다 기업 간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보아 지속 가능한 거래에 임직원이 최적을 찾아 합심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옥스 코리아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산옥스는 일본외 세계 곳곳 다양한 제조현장에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습니다. 차별화 제품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의료 및 친환경 소재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하며, 한국시장의 환경관련 제품의 수요 가능성을 보고 산옥스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활동을 본격화했습니다. 산옥스코리아 설립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는 강화하되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 또한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국내 고객들의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공급은 물론이고 전국에 포진해 있는 고객 지원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시기 산옥스만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요?
산옥스는 코로나 시기를 차별화 기회로 삼았습니다. 거래처의 필요상품을 세분화하고 기업의 개별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상품 출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우크라이나사태 및 환율 등의 다양한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산옥스의 전문인력들이 상품구매선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산옥스 코리아와 함게 변화에 따른 민첩한 대응을 위해 조직 운영에도 변화를 주어 대기업 출신도 새로 영입하여 코로나 시기 구매 가능한 국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본에 통신판매 플랫폼을 오픈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방역제품은 산옥스의 전문 큐레이션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등 일본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개선하고 일본 지방의 거래선도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하였습니다. 산옥스만의 강점을 활용해 생활문화상품과 방역상품과의 시너지를 확대하여 기존의 소재사업부의 코로나 여파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산옥스의 모토라 할 수 있는 신뢰경영을 하시게 된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일본 기업에 신용관계를 구축한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산옥스는 수익이 나기 시작하는 때부터 공급제품의 환경보호와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Green Leadership을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해 온 것을 일본의 대부분의 거래처들이 인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투명한 신뢰경영을 기본으로 환율문제나 일본 대지진 및 각종 국제적 이슈가 터질 때에도 산옥스는 고객의 입장에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손해가 나더라도 공급망을 강하게 보호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요즘 ESG 경영이 화두입니다만 산옥스는 오래전부터 기업의 DNA는 성장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산옥스는 지속 가능한 성장외에 기업 DNA로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하고 모든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일본 기업에 신용관계를 구축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옥순 산옥스 대표(오른쪽)와 강창일 전주일한국대사관 대사
▲산옥스가 친환경 패키지 신사업을 위해 한국으로 투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본제지사의 식품 포장 용지는 강도가 강하고 품질이 우수합니다만 이를 가공하고 생산 해서 한국으로 남품하려면 다양한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고객의 납기라던가 제작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과정을 친환경 및 재생 가능한 공정으로 만들려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설비 회사와 오랜기간 연구 끝에 일본 종이를 수입하여 한국에서 가공한 뒤 바로 한국의 거래처에 납품하는 생산체인을 구축하고자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 수출하려고 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이 일본에 진출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이상 일본의 법률에 따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고자 하는 사업에 맞는 관련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는 기업의 비용부담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겠지만 어느 정도 매출이 오르고 궤도에 서기 시작할 때 법률 전문가, 노무 문제 전문가, 회계전문가, 특허권, 상표권 등 지적재산 전문가, 세금 전문가 등으로 초기부터 정확하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본에서는 중요합니다. 우선 일본의 기업에게 한국에서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는 법적인 안정성 및 신뢰를 중시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기업의 니즈에 맞는 전문가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문가는 모두 법률에 의거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자격자입니다. 변호사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해서 다 망라할 수 없기 때문에, 분야별로 나누어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너무 넓기 때문에 사업의 규모나 형태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찾는 것이 기본적인 일본 진출의 출발입니다.
▲한국의 대일 수출이 아직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만 산옥스는 방역제품이라던가 화장품같은 K산업제품도 취급하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국의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산업 육성을 위한 민·관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올해 소부장산업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의미있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및 환율문제 등으로 수많은 변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옥스는 K-뷰티・K-푸드로 일본 공략 나선 국내 기업의 지류관련 제품을 꾸준히 공급해 왔기 때문에 상대적인 안정성은 유지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적적인 전망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여건이 민단중앙단장과 이옥순 ㈜산옥스 대표이사
▲코로나 이후의 한일 관계 정상화에 있어 일한친선협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부회장으로서 하실 말씀은?
저는 개인적인 봉사 활동으로 시작을 해 온 활동입니다만 여러 사람들의 추천과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활동이었습니다. 한일의원연맹이 한일관계 사이 양국 간 능동적으로 외교정책을 벌였던 것처럼,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일관계의 저변 확대와 우호증진에 공헌해 온 한일/일한 친선협회의 역할은 앞으로도 친선협회가 양국간 풀뿌리 협력 확대에 계속 기여할 것이고 코로나 이후의 한일 관계 정상화 등에 상호간 많은 부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한인 기업가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외국어 능력과 무역 관련 지식을 갖춘 인재가 스스로 되라고 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구 대국 일본이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영향으로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고요. 이전까지는 광고와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컸다면, 요즘 들어서는 SNS나 인플루언서의 제품 리뷰를 통해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SNS 채널 및 뷰티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 또한 일본기업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핵심 요소입니다. 결국 팔방미인이 되야 합니다.
▲기업사회적공헌과 봉사, 각종 기부활동을 조용히 해오고 계신데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기업입의 자세란 무엇일까요?
결국 사회적 책무 다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기업인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요즘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공유해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인의 겸손하고 모범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각자의 힘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함께 연대해 나간다면 코로나19로 대표되는 난관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무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