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예수까지 동원해 가상화폐를 지지한다고 언급했음에도 주요 가상화폐들이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머스크는 트위터에 법정통화와 가상화폐의 경쟁에서 가상화폐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2시간 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인 도지코인 구매를 권하는 것으로풀이될 수 있는 이미지를 올렸으나 가상화폐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화(聖化)를 패러디한 이 이미지에는 ‘개를 가진 낯선 이‘라고 설명된 예수처럼 보이는 인물이 한손에 개를 앉은 채 서 있고 그 앞엔 ‘나‘라고 설명된 여성이 세례받듯 무릎을 꿇은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예수처럼 보이는 인물의 심장 쪽에서 나오는 광선을 받고 있는데 광선에는 ‘네가 원하면 이개를 반려동물로 기를 수 있다‘라고 쓰여있다.
머스크가 올린 이미지는 시바견이 아닌 리트리버이지만 도지코인을 구매하라고 권하는 취지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 및 채굴 금지 등 조치가 강화한 데다 잦은 말바꾸기로 머스크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초 테슬라가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입했다고 밝혀 암호화폐 랠리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두달만에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중단한다고트위터로 깜짝 발표해 비트코인 가격을 10% 이상 급락시킨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전력낭비`를 이유로 들었는데 연산작업을 수행해 비트코인을 얻는 소위 `채굴`에전력이 많이 소모돼 화석연료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터라 `뜬금없다`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상화폐가 화락세를 이어가자 머스크는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시한번 암호화폐에대한 지지를 확인했으나, 투자자들은 더이상 머스크의 말장난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24일 오전 6시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1.42% 폭락한 3만369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수 시간 전 3만1227달러까지 떨어졌다.
시총 2위의 암호화폐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12.33% 폭락한 206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도지코인도 24시간 전보다 14.66% 폭락한 29.56센트를, 카르다노(에이다)도 16.05% 폭락한 1.25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머스크의 트위터에 “암호화폐 때문에 당신에게 화가 난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머스크는 이에 직답을 하지 않고 “법정통화보다 암호화폐를여전히 선호한다“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그는 “진정한 전투는 법정통화와 암호화폐 사이에 있다.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나는 암호화폐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뉴스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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