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애물단지‘였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를 결국 들어냈다. 회사는 자동차부품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약무효‘ LG폰 사업 종료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7월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키로 결의했다. 이에따라 LG전자 사업부문은 △생활가전(H&A) △홈엔터테인먼트(HE) △자동차부품(VS) △비지니스솔루션(BS) 등 4개로 줄게 된다.
LG전자는 “휴대폰 시장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쌓아온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MC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MC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5조2171억원으로 전체의 8.2% 수준이다.
MC사업부는 지난 2015년부터 누적적자 5조원까지 불어났다. 수년간 사업부 수장 교체와 변화를거듭했으나 백약이 무효했다.
LG전자는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하기로 했다. 사업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합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사업 종료 이후에도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직원 3400여명 대이동 “개인 의향 고려“
당초 회사는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최우선으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무산됐고, 결국 사업 철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내부에서는 특허권으로 인한 수익 창출 기회가 여전한 만큼 지식재산권(IP)을 제외한 공장등 유형자산 처분 만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상 파트너들은 IP를 포함한 유·무형 자산 일체를 원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빈그룹,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스마트폰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해도 사내 혹은 그룹 계열사 이동을 통한 고용 유지를 하겠다는 게 회사 측입장이다.
LG전자는 다른 사업부는 물론 계열사 전환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은 없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다만 사업방향성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3월 중 끝내기로 한 직원들의 이동도 달을 넘겨 순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MC 부문의 직원 수는 총 3449명이다.
회사는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상 빛 못 본 LG 롤러블폰
LG는 그룹 차원에서 이 인력 상당수를 미래먹거리인 전장, 배터리, 로봇 관련 쪽에 전진 배치해활용할 계획이다. 계열사로는 신생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올 7월 출범을 앞둔 LG전자와 마그나 합작법인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이들 인력이 대거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19년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스마트폰 공장을 모두 해외에 두고 있다. 해외 생산라인의 경우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TV나 여타 가전 생산공장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로 예상됐던 전략 스마트폰 ‘레인보우‘와 새로운 폼팩터로 기대를 모았던 ‘LG 롤러블‘의 양산도 결국 무산됐다.
파이낸셜뉴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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