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면서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관련 브리핑에서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가 20일까지 4명, 21일 추가로 5명이 신고돼 총 9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7명은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이 진행 중이다.
사망원인, 백신과 관련 없어
이날 독감 백신 사망원인을 조사한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독감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우선 6명의 사망자에 대해 독감 백신의 독성물질이 원인이 됐는지 조사했다. 사망자는접종 2시간30분에서 3일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사망했다. 이에 예방접종 후 급성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리액션을 비롯해 과민반응에 의한 사망과 기저질환 관계 등에 대해 조사했다.
김준곤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백신 독성, 급성 아나필락시스, 기저질환 등 3가지 항목을 검토해 예방접종 백신과 사망원인과 연관성이 있는지 검토했다“며 “하지만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은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문제 없이 괜찮으셨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백신이 어떠한독성물질을 갖고 있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명 중 2명이 급성기 과민반응에 의한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2명은 2시간30분 또는 17시간 후에 사망했기 때문에 급성기 과민반응과의 관련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6명 중 5명이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부검 결과가 없기 때문에 현재 갖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예방접종과직접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예방접종사업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속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독감 백신 이상반응 431건
독감 백신 예방접종자는 이날 기준으로 1297만명이다.
이 중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는 836만명이었다. 무료 접종 대상자 중 지난 9월 25일부터 시작한 만 12세 이하 1회 접종 대상 어린이는 68.8%, 임신부는 34.1%, 만 13~18세 48.2%, 어르신은31.1%가 접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유료 접종자 154건, 무료접종자277건 등 총 431건이 신고됐다. 국소 반응 111건, 알레르기 119건, 발열 93건, 기타 104건, 사망 4건(20일 기준)이다.
이 중 백신 유통 및 백색입자 관련 수거·회수대상인 백신을 접종한 후 이상반응 사례 신고는 84건으로 주된 증상은 대부분 국소반응, 발열, 알레르기 등의 경증이다. 연도별 이상반응 사례는 2017년 108건, 2018년 132건, 2019년 177건으로 집계됐다. 또 사망자와 동일 날짜에 같은 의료기관에서 동일 백신 제조번호로 접종받은 접종자에 대해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에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20~30분 경과 관찰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접종 인과관계와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반응 방지를 위해 건강상태가 좋을 때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 후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수시간 이내에 호흡곤란, 눈·입 주위 부종, 구토, 설사, 복통, 메스꺼움, 심박수 증가 및 어지러움증이 있으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119에 신고해의료기관 방문진료를 받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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