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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정치 전문가들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향후 대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낸 기고문에서 북한이 대화를 포기하고 도발을 일삼는 전략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과거 레이건 정부에서 대통령 특별 보좌관을 역임했던 밴도우는 이날 한국 국회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추진에 대해 “시민의 기본권을 희생하고 북한의 추가 요구를 부추기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유엔 제재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보고 한국이 무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밴도우는 전단 살포를 협상용 카드로 활용해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유도해야 했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 같은 굽실거리는 자세로는 대북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봤다.
같은날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와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사아 담당 부국장도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전단 및 물자 살포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에게 표현의 자유와 검열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FDD)은 이날 미 NBC방송에 기고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금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북한의 요구에 항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에 양보한다면 이는 위험한 전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왕성 중국 지린대 행정학원 교수는 17일 현지 매체인 중신왕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인도적 지원 등 유엔 제재를 깨지 않는 선에서 북한에 호의를 보여야 한다”며 “북한이 호의를 이해한다면 한반도 정세가 잠시나마 상대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올 하반기 한반도 정세는 한국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쌓인 분노를 한국에 풀기 위해 도발을 감행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북한 내부의 기대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나약해 보인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김 위원장이 이후 쌓였던 분노를 당시 회담을 중개했던 문 대통령에 풀었다고 전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NYT를 통해 “북한은 좌절감과 내부적인 불안을 풀어야 했지만 미국에 직접 도발해 미국과 관계를 해치는 것은 두려워했다”고 분석했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대북 전단과 경제제재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 대한 불신이 증폭돼 도발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데 한국이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방역과 의료활동을 적극 펼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북한이 6•15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15일을 피해 16일을 폭파 날짜로 정했다면서 이는 김 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부정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풀이했다. 같은날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국경 봉쇄로 식량•물자 부족이 한층 심각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겨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한다고 봤다.
파이낸셜뉴스 서울•도쿄=박종원 기자 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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