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年 8月 月 12 日 水曜日 23: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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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해역 피격 위험 고조… 선박 경호 수요 늘고 보험료 급등

美-이란 일촉즉발 위기
英해군, 자국 선박 호위 재개
사우디·UAE 경제충격에 고심
이란,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낮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걸프해역 안전 운항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은 지난해 11월 중단했던 해군 호위를 재개하기로 했다. 해군 호위가 없는 선박들은 보험료 급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지역 국가들을 비롯해 걸프해역을 지나는 선박들에 안전문제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영국 선적 선박을 호위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이란에 나포됐던 자국 유조선이 풀려나고 역내 긴장이 완화되면서 중단했던 조처를 재개키로 한 것이다.

걸프해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에서 미국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긴장이 고조돼 왔지만 3일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병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미국이 이라크에서 살해하면서 지금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3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해상운송로로 폭이 3km에 불과해 공격에 매우 취약한 곳이다.

해역 항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통과 선박 수는 이전과 큰 변화는 없다.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7~28일 이틀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수가 259척이었던 반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과 이튿날인 4일 사이 통과 선박수는 275척이었다.

선박 경호업체 수요는 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선박경호업체 앰브리의 존 톰슨 공동창업자는 3일 이전에도 이미 “유조선 소유주들로부터 (경호) 의뢰가 증가하고 있었다”면서 “걸프해역 통과 선박에 비무장 보안 자문 승선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항해 안전이 화두가 되면서 선박 보험료 역시 치솟을 채비를 하고 있다. 두바이의 한 해상 운송 중개인에 따르면 보험 중개인들은 6일 장이 열리면 걸프해역 운항 위험 증가를 반영해 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드 시장협회의 해상 보험 중개인 책임자인 닐 로버츠는 해상 보험료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동전쟁위원회(JWC)가 앞으로 이틀 안에 전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JWC는 통상 분기별로 개최되며 전세계 선박 운송 위험을 평가한다. 앞서 JWC는 지난해 5월에도 걸프해역에서 유조선들이 잇단 공격을 받자 “해상 보험사들이 위험이 고조된 곳”으로 인식해야 할 위험 해역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로이드의 로버츠는 해군 호위는 영국 선적 배에만 적용될 것이어서 “보험 중개인들은 다른 국적 선박들이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걸프지역의 미 핵심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그동안의 대 이란 강경자세를 일단 접고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강경책을 지지했던 사우디와 UAE는 역내 긴장 고조에 따른 불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우디는 지난해 이란이 배후세력으로 의심되는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석유생산의 절반이 위축되는 위기를 겪은 바 있고, 이 지역 관광·통상 중심지인 UAE는 긴장 고조에 따른 경제 충격을 걱정하게 됐다. 이같은 우려는 솔레이마니 살해 뒤 첫 거래인 5일 걸프지역 증시 급락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쿠웨이트 주가 지수가 이날 4% 폭락했고, 사우디 타다울 증시는 2.4% 급락했다.

한편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는 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극단적인 방법은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해군 출신인 게리 노스우드 MAST 보안 회장은 항해 선박들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출하는데다, 봉쇄를 위해서는 막대한 군사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협 봉쇄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다른 형태의 예상치 못한 선박 공격이 감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뉴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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