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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측이 군사적 충돌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협상과 전면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협상 자체를 전면 부인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했다”며 ’48시간 통첩’과 함께 예고했던 이란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을 5일간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과 공항에서의 기자 질의응답,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멤피스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 등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잇따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합의를 원하고 있고, 우리 역시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이 이란 최고위급 인사들과 전날 저녁까지 협상을 진행했다며, ‘핵무기 포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첫 번째이며, 그들은 이에 동의했다”며 “우리는 이 합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부대도 투입 검토…하르그섬 점령 시나리오 부상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진행을 강조하는 가운데, 미군 병력은 중동으로 집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에 배치된 미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USS Tripoli), 상륙수송함 뉴올리언스함(USS New Orleans), 제31 해병원정대 소속 약 2200명의 병력이 27일 미군 중동 관할 사령부인 중부사령부(CENTCOM) 작전 구역에 진입할 예정이다. 다만 이 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도달하기까지는 추가로 며칠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또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제11 해병원정대는 강습상륙준비단 ‘복서함(USS Boxer)’에 탑승한 채 이동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별도로 미군이 제82공수사단 전투여단과 사단 본부 일부를 이란 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핵심 전력은 약 3000명 규모의 제82공수사단 ‘즉각 대응부대(Immediate Response Force)’다. 이 부대는 18시간 내 전 세계 어디든 투입 가능한 신속 대응 전력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내부에서는 하르그섬 공략 시 해병대를 먼저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미군 공습으로 해당 지역 비행장이 손상된 만큼, 공병 능력을 갖춘 해병대가 활주로와 공항 인프라를 신속히 복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공군이 C-130 수송기를 통해 장비와 병력을 투입하고, 제82공수사단이 추가 증원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란 “협상 없다”…공세 수위 확대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며 “가짜뉴스로 금융 및 석유시장을 조작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빠진 수렁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역시 미국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혁명수비대는 “미국 목표물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개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효과 없는 낡은 심리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실제 협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란은 긴장 완화 움직임을 일부 시사했다. 이란 외무부는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오만 측과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논의하고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공식 접촉설…백악관 “확정 아니다”
미국과 이란 간 비공식 접촉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키스탄 측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민감한 외교 협의는 언론을 통해 진행되지 않는다”며 “공식 발표 전까지 모든 회담 관련 보도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 역시 파키스탄과의 외교 채널을 가동하며 지역 안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역 안보 유지와 외부 개입 차단, 역내 협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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