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조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과천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해 청와대가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하명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검찰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를 대상으로 하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소위 ‘윗선’ 통화내역이 담긴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가 수사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부 추세가 상당히 제한적인 만큼 강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련자, 잇단 소환 예고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백 전 비서관 등의 소환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업무 범위를 넘어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중대한 선거 범죄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에 들어간 정황을 뒷받침하는 물증 및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첩보 문건을 전달받은 과정을 상세히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을 시작으로 황 청장, 조 전 장관 등 당시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규명할 방침을 세운 상태다. 윗선 수사를 통해 권력형 비리인지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전 시장에 대한 비리 의혹 첩보 보고서를 백 전 비서관이 박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졌지만 일개 비서관이 독단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따라서 검찰의 수사는 백 전 비서관의 상급자였던 당시 조 전 장관 및 그 윗선인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윗선까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관련자 간 통화내용이나 청와대 관련 문건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진술 증거만으로는 섣불리 강제 수사는 물론, 윗선 수사로 뻗어 나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확보가 관건
일각에서는 청와대 압수수색이 보안상 이유로 거절될 가능성이 커 검찰이 선뜻 영장을 청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법원은 검찰이 휴대전화,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도 구체적 범죄 증거가 없으면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 사건에서 조 전 장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사례처럼 최근 법원은 휴대폰 압수수색에 대해 엄격해진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향후 수사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자칫 핵심 증거가 빠진채 윗선규명에 실패한 반쪽짜리 수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백 전 비서관은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직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에 대한 검증 및 감찰 기능을 갖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첩보나 제보는 일선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사건으로 황 청장이 고발된 것은 벌써 1년 전”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지난 1년 간 단 한 차례의 참고인,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다가 황 청장의 총선 출마, 조 전 수석의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돌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해 이제야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초 관련 사건이 울산지검에 접수됐으나 사안의 성격 등을 고려, 신속한 수사를 위해 중앙지검으로 이관했다”고 반박했다.
파이낸셜뉴스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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