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11月 月 30 日 木曜日 4:3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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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없는 모터쇼’… 미래차 비전 선도 위한’도요타의 역발상’

지난 4일 폐막한 도쿄 모터쇼의 도요타 부스. 실제 차량은 없고, 미래 자동차에 대한 모형과 이미지, 영상물들로 부스가 채워졌다. 사진=조은효 특파원

도요타의 대변혁
부스에 내년 출시될 신차 대신
자율차 등 미래차 모형 등으로 채워
차 공유 서비스로 ‘젊은층’ 공략

“이 부스엔 차가 한 대도 없습니다.”

지난 4일 폐막한 도쿄 모터쇼의 도요타 부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 회장이기도 한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이번 모터쇼 개막에 앞서 ‘차 없는 모터쇼’를 선언했다. 그간 도요타는 격년제로 열리는 도쿄모터쇼에서 경쟁업체들에 대한 기선제압용으로 이듬해 출시될 신차를 선보여왔는데, 이번 모터쇼의 도요타 부스엔 신차가 한 대도 전시되지 않았다. 그 대신 그 자리엔 자율주행 시대를 상정한 각종 이동수단 모형들로 채워졌다. 신차 홍보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차에 대한 비전을 선도하겠다는 일본의 1등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역발상’ 기법이었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모터쇼 폐막 이틀 뒤인 지난 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로 ‘도쿄 모터쇼가 무사히 종료됐다’는 감사인사와 함께 “이번에 본 물건들이 앞으로 2년 뒤 차기 모터쇼에서 얼마나 진화할지 상상해달라. 우리는 그 상상을 뛰어넘는 물건을 2년 뒤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가 미래자동차를 향한 ‘도요타의 예고편’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도요타 아키오-손정의, 20년만의 전세 역전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역발상과 과감한 행보는 지난해 10월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한국명 손정의)을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다. 손 회장은 그해 여름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자신을 직접 만나러 도쿄에 오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노라고 고백했다. 도요타 아키오와 손마사요시 간에 20년 만에 전세가 역전된 순간이었다. 20년 전,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도요타의 대리점 업무개선 담당과장 시절 손 회장은 그에게 인터넷으로 차를 파는 시스템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사연이 있다. 그랬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이번엔 먼저 손을 내민 것. “함께 자율주행 셔틀사업을 합시다.”

“완성차업계가 주역인 시대는 끝났다”고 판단한 도요타 회장이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인공지능(AI)·5G(5세대 통신)를 선도하고 있는 손 회장에게 제안했고, 그길로 두 사람은 자율주행셔틀 사업에 합의, 합작사를 차렸다. 도요타 회장은 “사업을 전환하지 않으면 5년 뒤, 10년 후엔 회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강한 압박과 함께 전통의 완성차기업에서 이동서비스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도요타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유 꺼리는 젊은층 ‘공유’로 공략

지난달 28일 도요타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도요타셰어가 도쿄에서 약 10개월간 테스트를 마치고 일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15분에 150엔(약 1600원). 교통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1시간에 600엔(6400원)이란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선보인 것. 이보다 장기간 차를 빌릴 수 있는 무인렌터카 서비스인 도요타 ‘초쿠노리’도 지난 5월 도쿄에서 실증 테스트를 마친 뒤 이번에 일본 전역으로 확대됐다. 일본 젊은이들의 ‘자동차 구입 이탈(구루마 바나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판매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역발상이다. ‘제조·판매’라는 전통의 공식에 ‘제조·공유’라는 새로운 비즈니스까지 결합시킨 것.

과거 버블경제 시기 연 700만대까지 치솟았던 일본의 신차 등록대수(승용차 기준)는 2014년 470만대(일본자동차공업협회 통계)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 2016년 414만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439만대까지 회복됐으나 대세적으로는 하향곡선이다. 한때 200만명 수준이었던 도쿄모터쇼 방문객이 2017년 77만명으로 하락했다가 올해 130만명(10월 24일~11월 4일·12일간)으로 반등했다곤 하나, 자동차 소유에 대한 관심 자체가 멀어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9월엔 스즈키차동차도 오사카를 무대로 차량공유(카셰어링)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혼다(2017년 개시), 닛산 등도 차량공유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카셰어링 등록대수는 지난 3월 기준으로 약 3만5000대로 5년전 대비 약 2.8배가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후지경제에 따르면 차량 공유 시장은 2018년 약 36억엔대에서 2030년 260억엔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메이커로선 이 시장만 잡아도 신차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과거와 같은 판매는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의 역발상은 현실적 선택인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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