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달 2일 화이트국 제외 강행.. 31일 韓대표단 방일 ‘의회외교’
내달 1일 개막 아세안안보포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도 촉각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반납하기로 한 지난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후지산을 끼고 있는 야마나시현 나루사와무라 별장에서 골프와 온천욕을 즐겼다. 한일 갈등이 현재로선 절대적으로 일본 우위의 상황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29일 “공은 한국에 넘어갔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며,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건설적 대응’이 나오지 않는 한 한일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향후 두 정상이 나란히 참석할 다자회의는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와 10월 말 아세안 정상회의,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있다. 9월부터 매달 있을 두 정상 간 대화 모멘텀을 원천봉쇄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해가겠다는 것이다.
이번주는 한국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일본과 이런 긴장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한국의 외교 대응이 맞닥뜨리는 격랑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변수인 미국의 한일 갈등에 대한 개입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8월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전략무기수출통제제도상 수출간소화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강행할 방침이다. 각의에서 통과되면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처음으로 빠지는 국가가 된다.
‘답을 가져오지 않는 한 한일 정상회담도 없다.’ 일본은 일단 한국에 대해 강공책을 예고한 상태다.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의견수렴 절차에 4만건이 넘는 의견을 접수했다며, 대부분이 ‘찬성’하는 입장들로 이 중 주요 의견을 발췌해 공개할 예정이다. 후속 여론몰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장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될 문희상 국회의장이 파견하는 국회 대표단의 의회외교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중 이번 방일의 핵심인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면담에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최근 여당 중진의원들이 비밀리에 도쿄를 찾아 니카이 간사장과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등과의 면담일정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2차 대응조치에 나서느냐, 갈등이 소강국면으로 전환되느냐.’ 현재 갈등 관리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이다.
8월 1일부터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모두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다.
관망세를 유지해온 미국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앞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미일 차관보급 대화를 추진했다가 일본 측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 현재로선 한일 갈등상황에 대한 미국의 개입 의지와 강도에 달린 문제다.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한일 갈등 사태와 관련, ‘미국이 갈등 완화를 위해 중재 내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일본이 같은 장소에 있게 될 때마다 함께 모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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