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의 3차 핵 협상에서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영토 밖 반출’과는 여전히 간극이 확인됐다. 협상 진전 기대와 달리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중재국인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최대한 낮춰 연료로 전환하고, 이를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검증 절차 역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은 무기급에 근접한 60% 수준으로 농축된 우라늄 약 300㎏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이번 제안을 핵무기 보유 차단을 위한 중요한 돌파구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은 농축 우라늄을 이란 영토 밖으로 반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협상단을 이끈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제네바 회담에서 이란 측 태도에 실망감을 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의 협상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산유국인 이란이 에너지 발전을 이유로 우라늄을 농축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협상단에 추가 시간을 주겠다는 뜻은 밝혔지만, 강경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외교 교착 속에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해군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는 호위 함정들과 함께 이스라엘 북부 해안 인근으로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동에 배치된 에이브러햄 링컨에 이어 두 번째 항모 전개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는 미군 공중급유기 약 20대가 착륙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각국도 대비에 나섰다. 미국은 예루살렘 주재 대사관 비필수 요원의 출국을 허용했다. 영국, 중국, 인도 등은 자국민에 대해 중동 일부 지역 철수를 권고했고, 호주와 폴란드, 핀란드, 스웨덴, 싱가포르 등은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의 공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 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3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셰켈화 가치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란의 ‘희석 보유’와 미국의 ‘완전 반출’ 요구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협상 향방은 중동 정세 전반의 불안정성을 좌우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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