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의 핵심 우방인 캐나다와 영국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일방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외 관계 다변화와 경기 부양을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홈페이지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오는 17일부터 캐나다·영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교류 방문, 경유 목적의 입국에 한해 최장 3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적용 시한은 올해 말까지다.
일방적 무비자는 상대국이 동일한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선제적으로 비자를 면제하는 제도다. 그간 상호주의에 기반한 비자 정책과 달리 외교적 유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2023년 11월 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 등 유럽 5개국과 말레이시아에 대해 일방적 비자 면제를 도입했다. 2024년 6월에는 관계가 경색됐던 호주·뉴질랜드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과 유럽 8개국, 미국 대선 이후에는 일본과 추가 유럽 국가들을 포함시키며 범위를 넓혀왔다.
이번 조치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 계기 정상 외교와도 맞물려 있다. 행사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마크 카니 총리와 회담을 가졌고, 키어 스타머 총리의 방중도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동맹 구도가 재편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해온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시에 부동산 침체와 소비 위축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방문객 유입을 통해 관광·서비스 소비를 끌어올리려는 경제적 목적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을 향해 선제적 무비자 카드를 꺼내든 중국의 행보가 향후 외교 지형과 경제 회복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