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연내 입법을 목표로 추진했던 법정 정년 연장 논의가 해를 넘겨 올해 1월 다시 테이블에 오른다. 다만 노사 간 첨예한 입장 차와 청년층 반발, 6월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며 논의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1월 중 전체회의를 열어 향후 입법 추진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회의에 앞서 노동계와 경영계를 각각 접촉하며 의견 수렴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속도 조절 기류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당초 최소한의 법안 발의라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당 지도부의 기조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감지돼 왔다. 정년 연장이 단순한 연령 상향 문제가 아니라 소득 공백, 인구 구조 변화, 청년 고용과 직결된 복합 과제라는 점에서 정치적 결단만으로 풀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논의가 단기간에 결론에 이르기보다는 장기 검토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논의 동력이 약화된 배경으로는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거론된다. 정년 연장은 세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대통령실과 정부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청년 고용 대책과 기업 부담 완화 방안 등 종합 패키지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 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특히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적 합의의 큰 틀이 1~2월 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선거 국면에서 논의 자체가 뒤로 밀려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대 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을 선거를 앞두고 전면에 내세우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 작용하고 있다.
정년 연장 논의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국민연금 수급 연령 상향으로 인한 은퇴 후 소득 공백 해소를 목표로 출발했다. 민주당 특위는 단계적 정년 연장안을 제시하며 2029년부터 정년을 늘려 2039년에 65세를 완성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이 과정에서 퇴직 후 재고용을 병행하는 혼합형 구조와 임금 조정 장치도 함께 논의됐다.
그러나 노동계는 완성 시점이 지나치게 늦고 임금 삭감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과 고용 경직성을 이유로 법정 정년 연장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로 상징되는 청년 고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며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논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중재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주요 노동단체가 참여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정년 연장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정치 일정과 세대 갈등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