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레슬링계의 중진 인물 사사자키 카츠미(60)가 온천 청소 중 야생곰의 습격을 받아 숨졌다. 경찰은 곰이 사람을 먹이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사자키는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의 한 온천여관 노천탕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 실종된 지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전날 오전 11시 15분경 여관 주인의 신고로 수색이 시작됐고, 현장에서는 혈흔과 곰의 털, 흩어진 안경과 슬리퍼가 발견됐다.
다음날 오전 재개된 수색에서 온천에서 약 100m 떨어진 숲속에서 키 1.5m가량의 곰이 포착돼 사살됐으며, 그 인근에서 심하게 훼손된 사사자키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곰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서 일주일 전에도 70대 남성이 곰에 물려 숨진 채 발견돼 동일 개체의 소행인지 조사 중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가까운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연속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곰이 인간을 먹이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사자키는 1989년 여자 프로레슬링 심판으로 데뷔해 ‘ZERO 1’ 부대표를 지냈고, 일본 인기 예능 프로그램 ‘메차메차이케테루’의 레슬링 코너에서 심판으로 활약한 바 있다. 올해 3월 은퇴 후 온천여관에서 근무해 왔다.
예능 제작자 아라이 히데오 씨는 “온화하고 성실한 인물이었다. 프로레슬링계뿐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존경받던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여자 프로레슬링 단체 ‘마리골드’의 오가와 로시 대표도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었다. 어린 두 딸을 남기고 떠난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일본 내 잇단 곰 피해와 맞물려 지방 생태관리 시스템의 취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