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연립정권 수립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총리 취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19일 양당 간부 발언을 인용해 “다카이치 총재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유신회 대표가 20일 합의서에 서명한다”며 “다카이치 총재가 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될 것이 확실한 정세가 됐다”고 전했다.
유신회는 오는 21일 열릴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할 방침이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중의원(하원) 의석은 231석으로 과반(233석)에 근접하며, 여기에 자민당 출신 의장을 더하면 사실상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 자민당은 참정당 등 우익 소수정당에도 협력을 요청 중으로, 1차 투표에서 결선 없이 선출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유신회는 각료를 배출하지 않는 ‘각외 협력’ 형태로 참여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당초 유신회 측에 각료 자리를 제안하며 ‘각내 협력’을 요청했지만, 유신회는 정치개혁의 이행 여부를 본 뒤 입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신회가 내건 개혁안에는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기업·단체 후원금 폐지 등이 포함돼 있다.
요시무라 대표는 “정책 실현이 우선이며 입각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고 밝혔고, 아사히신문은 “유신회 의원들은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수 있는 각외 협력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다카이치 내각은 유신회 의원을 각료로 기용하지 않고, 엔도 다카시 유신회 국회대책위원장을 총리 보좌관으로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을 넘어, 자민당 우파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보수·개혁 양 세력의 타협 속에 출범하는 ‘정치 실험’의 의미도 갖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