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 정부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전면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과 회담한 뒤 “미국 정부가 일본에 기대하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별도 보도자료에서 “양국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위한 주요 7개국(G7) 공조 방안과 미·일 경제 협력 전반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동맹국 일본에 직접적인 수입 중단을 압박한 것은 러시아 제재 공조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현재 러시아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일정량 수입 중이다. 특히 사할린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천연가스는 일본 전력·가스 공급망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의 이번 요구는 러시아산 LNG까지 포함한 ‘에너지 전면 차단’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일본에 러시아산 에너지 전반의 수입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제재 공조 간의 균형을 고려하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의 대미 전략적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가토 재무상은 회담 후 기자단에 “양국의 국익이 일치하는 합의가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전략적 투자를 실현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두 장관은 지난 9월 발표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재확인했다. 가토 재무상은 “엔화 약세로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된 편이 경제와 국민 생활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이미 대부분 중단한 상태지만, LNG 등 가스 분야에서는 대체 공급원 확보가 쉽지 않아 미국의 압박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일본이 단계적으로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에 이어 세 번째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을 앞두고 약 30분간 진행됐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 이행 강화와 더불어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 환율 안정 등 포괄적 경제 협력을 통해 아시아 내 경제안보 구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