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 지도 좌표 비공개 결정…데이터센터 조건은 여전히 ‘미지수’
구글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국내외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구글 지도에서 방위 좌표를 삭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조건으로 내세운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문제는 여전히 답을 내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9일 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 가림 처리에 더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가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안보와 데이터 주권을 이유로 ▷안보시설 블러 처리 ▷좌표 노출 금지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을 요구해왔다.
구글은 “반출 신청한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1대5000 국가 기본도로, 이미 군사·보안 정보를 제외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 등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와 정부는 “1대5000 축척을 국가 기본도로 삼는 나라는 드물다”며 한국 지도의 정밀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프랑스·일본 등은 전국 단위 지도를 1대2만5000 수준에서 관리하고, 대축척 지도는 일부 도시에 한정돼 있다.
한국은 1대5000 축척을 기본도로 삼고, 1대1000·1대500까지 구축했다. 매년 약 1000억 원이 투입돼 정밀 지도가 구축되는 만큼 해외 반출이 단순한 관광 편의 목적을 넘어 자율주행·디지털트윈·스마트시티 등 첨단 산업용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의 국내 진출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구글이 여전히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코리아는 2023년 약 12조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납부 세금은 155억 원에 불과했다.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설치되면 매출 발생 근거지가 한국으로 확실히 잡혀 조세 회피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오는 11월 구글이 신청한 전국 1대5000 상용 디지털 지도의 국외 반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지도 데이터가 국민 세금으로 구축된 공공재라는 점에서 “외국 기업에 무상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