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 대기업 공장의 불법 고용을 이민당국에 신고했다고 주장한 공화당 정치인이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사자는 제12선거구 연방 하원 출마자인 토리 브래넘으로, 자신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을 ICE(이민세관단속국)에 직접 제보했다고 밝혔다.
브래넘은 미 해병대 총기 교관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자처한다. 그는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라고 강조하며 제보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는 “MAGA식 극단주의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한미 협력을 흔들었다” “브래넘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실제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브래넘은 협박성 문자와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개조된 소총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나는 두렵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어 “증오 메시지가 오히려 재미있다”고 도발했으나 역풍이 거세지자 결국 가족 사진을 삭제했다. 그의 딸은 “미성년 자녀를 겨냥한 괴롭힘은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CE는 지난 4일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으며, 한국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 중이다. 그럼에도 브래넘은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은 특권”이라며 한국 기업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내년 11월 열리는 202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브래넘은 불법 이민 단속과 총기 규제 반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적 계산을 위해 지역 경제와 한미 협력을 희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선거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