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을 미소로 맞이하는 이시바 일본 총리. 사진출처-대통령실 홈페이지
【도쿄=김경민 특파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당초 의욕을 보였던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를 다음달 2일에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9월 2일은 일본이 1945년 항복문서에 조인한 날로 상징성이 큰 날짜였지만, 집권 자민당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 보고 총회가 같은 날 열리게 되면서 발표를 미루는 쪽으로 기류가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당내 보수파는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메시지 표명에 반대해 왔으며 같은 날 발표가 이뤄질 경우 반발이 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9월 2일 표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검토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8월 15일 패전일에 메시지를 내지 않은 만큼 9월 2일 발표 가능성을 거론했었다.
총리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전후 50년 담화를 시작으로 10년 단위마다 이어져 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전후 60년 담화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각각 사죄와 반성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아베 전 총리는 “후대에 사죄를 계속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과거형 표현을 강조해 논란을 낳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에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이 아닌 개인 자격 메시지 발표를 검토해 왔다. 지난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는 총리로는 13년 만에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전후 80년 메시지와 관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며 이전 담화를 고려해 시기를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요미우리신문이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에 찬성한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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