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공세 재개 움직임과 미국의 고물가 우려가 맞물리며 원화값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8일 야간 거래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1.6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36.3원, 약 2.6% 상승하며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3.6%)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396.5원까지 오르며 1400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환율은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선언으로 1487.6원까지 치솟았다가 관세 협상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앉았지만, 7월 들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산 전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식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 일본, EU, 캐나다 등에도 유사한 관세 조치가 예고된 상황이다.
미국의 고물가 흐름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충족했지만, 최근 4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최근 47.1%로 올라섰다.
트럼프의 연준 의장 제롬 파월 해임 압박 발언도 시장 불확실성을 자극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파월이 사임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실제 해임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을 전후해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 외채 상환 부담 확대 등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