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 해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한때 테러리스트로 지정됐던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만나 관계 정상화를 시도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시리아 정상과 공식 회동한 것은 25년 만이다. 특히 이번 회동은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과거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의 지도자로, 미 정부가 현상금 1천만 달러(약 141억 원)를 걸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이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회동이 중동의 정세를 뒤흔들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제재로 인해 경제적 고립에 처했던 시리아가 이번 기회로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더욱 밀착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 제재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제재 해제 후 “왕세자를 위한 일”이라며 관계의 밀접성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은 중동 내 패권 경쟁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사우디의 공동 전략으로 해석된다. 과거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당시 이란의 지원을 받았던 시리아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나타샤 홀 선임연구원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행보는 시리아 투자를 주저하던 중동 국가들에게 사실상의 투자 승인 신호를 보낸 셈”이라며 “이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