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수몰사고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이 희생된 조세이해저탄광 유해 발굴과 관련해 정부 지원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7일 도쿄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출석한 이시바 총리는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할지 정부 내에서 검토하고 싶다”며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세이해저탄광 수몰사고는 1942년 2월 3일 오전, 야마구치현 우베시 도코나미 해저탄광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바다 밑으로 2km 가까이 뻗은 탄광이 붕괴돼 183명이 사망했고, 이 중 136명이 조선인이었다. 사고 직후 운영사 측은 사고 현장을 흙더미로 덮어 은폐했고, 이후 80년 넘게 갱도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30여년간 진상규명 작업을 이어온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물비상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지난해 10월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갱도 입구를 찾아내고, 세 차례 유해 발굴을 진행했다. 잠수 전문가들이 투입된 이번 작업에는 이미 모금된 2249만엔 중 상당액이 투입됐으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민당 오쓰바키 유코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전후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세이탄광을 비롯한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정부 책임을 지적하고, 유해 발굴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사고의 비극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안전 문제로 인해 정부 차원의 참여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2005년 한일 정부 합의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사찰을 통해 조선인 유골을 수습해왔지만, 조세이탄광 사건에는 수십 년간 개입을 꺼려왔다. 특히 ‘새기는 모임’이 발굴에 성공한 뒤에도 일본 정부는 현장 위험성을 이유로 지원을 회피해왔다.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조세이탄광 유골은 해저에 수몰돼 있으며, 정확한 위치나 경로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며 “안전 우려가 있어 대응 가능한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바 총리는 정부 대응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수중 갱도가 폐쇄된 데다 시야도 나쁘고 붕괴 위험도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도 “유족 품으로 유해가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가 책임지고 필요한 대응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와의 협의 필요성도 강조하며 “정중하게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