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세력이 재일 쿠르드족을 새로운 혐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기존의 혐한 정서가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쿠르드족에 대한 범죄자 낙인과 난민 제도 악용 주장 등을 내세워 여론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사이타마현 와라비시에 위치한 한 시민단체는 재일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체에는 “쓰레기”, “기생충”, “튀르키예로 돌아가라”는 등의 협박 편지와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단체 대표 누쿠이 타츠히로는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전형적인 증오가 담긴 내용”이라고 밝혔다.
일본 내 쿠르드족은 약 2천5백 명으로, 대부분 튀르키예 정부의 박해를 피해 일본에 들어왔다. 이들은 주로 관광 비자 등으로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반복하면서 체류 자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난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혐오 정서를 자극하는 결정적 계기는 2년 전 발생한 쿠르드족 간 집단 다툼 사건과 일본인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였다. 이를 계기로 우익 세력은 재일 쿠르드족을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이타마현 토다시 시의원 카와이 유스케는 “사이타마 주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일본 야쿠자보다 100배는 무서운 조직”이라고 발언했다.
최근에는 극우 성향 집단이 쿠르드족 밀집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혐오 발언을 공개적으로 쏟아내는 등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본 사회가 소수자 혐오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고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