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경기장의 잔디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전북 현대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AFC 챔피언스리그2 8강 1차전이 잔디 문제로 인해 경기장을 변경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북 현대는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월 6일 시드니FC와의 ACL2 8강 1차전을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경기 진행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잔디 참사’… K리그, 대책 없나
전북 현대뿐만 아니라 지난해 K리그는 잔디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심각한 잔디 훼손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국가대표 경기 개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잔디 상태가 너무 열악해 선수들이 힘들어했다”고 토로했다.
올 시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인천, 광주, 울산, 광양 등 주요 경기장들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K리그 경기장 문제는 국내 리그를 넘어 AFC 대회에서도 노출되며 국제적인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날씨 탓’만 하기엔… 대비 부족이 더 문제
일각에서는 올해 K리그가 이른 개막을 맞이한 것이 잔디 관리 부실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월 22~23일 열린 K리그1 2라운드 당시 평균 기온이 영하 5도에 머물렀고, 일부 지역에서는 눈까지 내려 경기장 관리에 어려움을 더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의 경우 비슷한 기후 속에서도 경기장 잔디 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날씨 문제로 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팬·선수·구단 모두 피해… K리그 신뢰도 추락
잔디 상태는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부상 위험과도 직결된다. 전북의 이승우는 “정상적인 축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표했고, 실제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 변경으로 인해 직관을 계획했던 팬들은 원정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단 입장에서도 홈경기 개최 불가는 큰 손실이다. 전북 현대는 홈에서 누릴 수 있는 이점을 잃었으며, 연이은 원정 경기로 선수단 피로도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잔디 관리 규정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K리그가 세계적인 리그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