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차세대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 20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확보하고,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지원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초박형·경량·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을 위해 세키스이화학에 최대 1570억 엔(약 1조 4912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는 기존에 투입된 600억 엔(약 4억 달러)에 추가된 지원금으로, 향후 친환경 공급망 구축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도 검토 중이다.
이 계획을 주도하는 이토 사다노리 일본 정부 관계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탄소 중립, 경제 성장,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핵심 기술”이라며 “일본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40년까지 원전 20기 발전량 목표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활용해 원자력 발전소 20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패널보다 20배 얇고 가벼우며 유연성이 뛰어나 경기장, 공항, 사무실 건물 등에 쉽게 부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기존 태양광 발전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일본과 같은 국토 면적이 제한된 국가에서도 태양광 에너지의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중국 독점 체제에 균열 전망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셀의 85%,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79%를 생산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특정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에 나선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주요 원료는 요오드이며, 일본과 칠레가 세계 최대 공급국이다. 일본의 이번 투자는 원료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전망과 과제
컨설팅사 우드맥킨지의 태양광 공급망 연구 책임자 야나 흐리슈코는 일본의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고 평가하며 “중국에서 에너지를 조달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특정 기술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여전히 중국”이라며 일본이 단기간 내에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일본, 재생에너지 전략 본격화
일본은 이번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독립적인 입지를 구축하려 한다. 기존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번 계획이 성공할 경우 일본은 단순한 에너지 수입국에서 태양광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