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을 2월 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2025학년도에 이미 1,509명을 증원한 만큼 2026학년도에는 신입생을 선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경론과, 대학의 교육 환경을 고려해 자율 결정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 ‘0명’ 결정해야”
일부 의료계에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0명’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며, 지역별 의료 인력 배분과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아예 선발하지 말고, 인력 추계 및 의대 정원 규모를 과학적으로 논의하는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단순한 정원 증원이 아니라, 의료 인력 수급 계획을 체계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5학년도에 늘어난 정원이 향후 몇 년간 배출될 것이므로 당장 추가 선발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 병원 설립을 목적으로 의대 정원이 배정되는 경우 오히려 지역 의료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0명 주장 비현실적…기존 정원 감축이 현실적”
반면,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지난해 말 언론 인터뷰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0명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6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의대 신입생을 아예 선발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논의 가능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보다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감축 기준을 기존 3,058명으로 설정할지, 2025학년도 증원 이후 정원인 4,567명으로 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증원 대비한 대학 상황도 고려해야”
이미 증원에 대비해 시설과 인력을 확충한 대학들의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따라 교실과 실습시설을 확보한 대학들이 존재하는데, 2026학년도 정원을 감축하면 이들 대학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각 대학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원을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차기 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대학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맞춰 시설과 인력을 확충한 상태에서 정원을 줄이면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감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료계, 합리적인 논의 필요”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단순히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합리적인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직 대한의사협회 임원은 “한 번에 2,000명씩 증원하는 것은 문제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적정한 의사 수 확대 필요성을 인정해 왔다”며 “초고령 사회 도래와 의료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고강도 진료와 필수의료 분야의 적정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