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시장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2년 가까이 이어졌던 딥밸류(초저가) 주식 중심의 투자 흐름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쿄증권거래소가 프라임 및 스탠다드 시장 상장기업에 자본비용을 고려한 경영과 주가 의식을 요구한 이후,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추세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초저가 주식 시대의 종료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주식시장의 딥밸류주 열풍은 2023~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이후 일본 주식이 급락하며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국 마슈 인터내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다케우치 슌타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의 초저평가 종목들이 자본정책만 발표해도 주가가 상승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펀더멘털이 우수하더라도 자본 배분이 비효율적이라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 효율성과 ROE 개선의 과제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자본 효율성은 여전히 개선이 더디다. TOPIX500 구성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초 1.17배에서 1.47배로 상승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3%로 해외 주요 시장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헤로 부회장은 “낮은 PBR을 가진 주식이 최근 아웃퍼폼했지만, 본질적으로 ROE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품질이 낮다”고 지적하며 신중한 투자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의 한계와 성장 전략
2024년 현재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18조2000억 엔에 달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본업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SMBC 닛코증권의 이토 케이이치 수석 퀀트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얻기 어렵다”며 “설비투자,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을 통한 본업의 성장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혁의 제2막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주식시장이 지배구조 개혁의 1단계를 마무리하고 본업 성장과 자본 효율성 개선을 중심으로 한 2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현금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자본 배분 전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들이 단순한 자사주 매입을 넘어 본업의 수익성과 성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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