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해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호텔 매각과 해외 면세점 철수를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랜 숙원으로 삼아온 기업공개(IPO)는 다시 한번 기약 없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무 건전성 위협, 급박한 자구책 필요
호텔롯데의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약 2조 3061억 원, 총차입금은 8조 7616억 원에 달한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7108억 원 수준에 그치며, 차입금 의존도는 49.5%에 이르러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11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L7과 롯데시티호텔 2~3곳을 매각해 약 6000억 원을 확보하고,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영업 면적 축소를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PO 연기의 반복…기업가치 회복이 관건
호텔롯데는 2015년부터 IPO를 추진해왔으나, 검찰 수사, 중국의 사드 보복, 국정농단 사건 연루,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로 번번이 무산됐다. 2015년 15조 원으로 평가됐던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3조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롯데 측은 IPO 계획을 재차 보류하며 “재무 건전성과 실적 개선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새로운 리더십
호텔롯데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계열사 지원 축소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롯데렌탈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IPO 재추진의 기반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정호석 신임 호텔롯데 대표는 “모든 업무를 수치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며 혁신적인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미래를 위한 도전, 그러나 여전히 험난한 길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절반 이상인 불안정한 지배구조는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겨주며, 한국 시장 내 신뢰도 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PO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재무 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면세 사업의 경쟁력 회복, 호텔 운영 효율성 제고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호텔롯데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10년째 이어지는 IPO의 꿈은 여전히 안개 속에 머물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