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25일 오후 국회박물관에서 ‘세계 평화번영을 위한 우애’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하며 일본의 사죄와 책임을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이종찬 광복회장과의 특별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양국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일관된 입장이 재차 확인되는 자리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강연에서 “일본 정부가 종군 위안부와 징용공 문제에 대해 한 차례 사과했으나, 두 번은 사과하지 않겠다는 태도로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며, 일본의 ‘무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쟁과 식민지배로 고통받은 이들이 진정한 용서를 구할 때까지 일본은 지속적으로 사죄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번 강연 외에도 한국을 방문하여 여러 차례 진정한 사죄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경남 합천에서 원자폭탄 피해자를 만나 사죄했으며, 2015년에는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해 유관순 열사의 감방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2022년에는 전북 정읍의 3·1운동 기념탑을 방문하여 “3·1운동은 독립운동의 출발이자 민족자결운동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일 기본 조약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을 언급하며, “일본이 역사의 사실을 마주하고 명확한 사죄와 배상을 해야만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시바 시게루 내각 출범과 아들의 총선 출마 후에도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책임을 져야 함을 언급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정치의 개혁을 위해 자민당을 탈당해 민주당을 창당하고, 2009년 일본 제 93대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재임 시절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반대했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또한,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하여 “국제인권법상 개인의 손해배상권은 국가 간 협정으로 소멸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의 역사 인식과 우애 철학은 조부인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의 영향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강연에서 “조부의 영향으로 우애 정신을 철학으로 삼게 되었다”며, ASEAN 10개국과 한중일 세 나라가 참여하는 ‘동아시아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신간 ‘하토야마의 우애’도 소개되었다. 저자인 구자형은 하토야마 가문의 역사를 통해 그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무한 사죄와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희 국회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하토야마 전 총리의 우애 철학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 국민 중심의 밝은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고, 정대철 헌정회장은 “자국 내에서 역적 소리를 들어가며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는 그의 용기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