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 연설회가 13일 제주에서 열리면서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자가 제주 당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날 연설회가 열린 제주 퍼시픽호텔은 600석 규모지만 1000명 가까운 당원이 몰릴 정도로 전당대회를 향한 열기가 뜨거웠다.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 책임당원이연설회장을 대거 찾으면서 김 후보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가장 큰 가운데 또 다른 양강주자인 안 후보를 응원하는 당원들도 안 후보를 응원하며 양 강 후보간 대리 신경전을 펼쳤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개혁보다는 ‘보수 정당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보수 당심에 호소했고 황교안 후보 역시 정통 보수 정당 건설을 외쳤다.
당 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안 후보는 제주 사투리로 “왕 반갑수당“라고 인사를 한 뒤 “총선 압승 후보“라고 자신이 내년 윤석열 정부의 총선 승리 적임자라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는 “민주당이 지난 2004년 총선 이래로 거의 20년 간 제주 의석을 모두 독식해 왔다“면서 “당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제주 같은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운을띄웠다. 그러면서 “어제 제 출마 지역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당이원한다면 이곳 제주도 좋다. 제주에서 20년 만에 총선 승리를 만들어보겠다“고 내년 총선에서 제주 출마 가능성을 거론했다. 윤 정부 개국공신이지만 비윤석열계로 몰린데다 보수정체성 공세에 휘말리며 입지가 좁아진 안 후보가 던진 ‘승부수‘인 셈이다.
안 후보는 “당을 위해 몸 던질 당 대표가 누구겠냐“면서 “안철수를 총선 승리의 도구로 써주시면 민주당을 궤멸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 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도 했다. 김 후보에 견제구를 날리는 동시에 전통 지지층 표심에도 호소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김 후보는 윤 정부와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동반자‘이자 보수당의뿌리를 지켜온 당 안정화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 후보는 내년 윤 정부의 총선 승리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당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윤 정부의 연금·노동·교육개혁 등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적임자를 강조해서 전통 보수 지지층를 결집하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저는 당 대표가 되면 당을 안정시키겠다“면서 “지금 전당대회는 당에 지도부분란이 일어나면서 임시 성격으로 하는 것인데 이번에 뽑는 전당대회 당 대표가 또 그래서는 되겠냐“며 친이준석계 개혁후보 4인을 견제했다. 김 후보는 또 “저는 20년 전 입당한이후로 한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다“면서 “전통 보수 뿌리를 지키기 위해서 저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된다“며 당적을 수 차례 바꾼 안 후보를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여당은 일을 잘해야 한다“면서 “성과를 내려면 당정협의하며 포용하고긴밀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 대표는힘이 있어야 하고 대통령과 손발이 딱딱 맞아야 한다“며 자신에게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파이낸셜뉴스 제주=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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