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위터·구글발 ‘재택 혁명’이 보수적인 일본 산업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맛집 정보업체인 구루나비는 내년 1월 도쿄 지요다구 본사 사무실 면적을 약 40%줄일 작정이다. 이 업체는 본사 직원(약 1300명)에 대해 희망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부터 출근률 50%를 목표로 재택근무를 권장해 왔다. 이 업체의 실제 출근율은 35%정도였다고 한다.
현재는 건물 5개 층을 사무실로 썼는데, 이중 3개 층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래처인 음식점들이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업체로선 비용절감을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직원들의 출퇴근 교통비(지하철 정기권 요금)지원금도 폐지했다.
일본 재계의 재택근무는 △경기 후퇴에 따른 비용절감 △코로나 감염 공포 △디지털화 추진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본 1위 통신업체인 NTT는 그룹 내 약 280개사에 재택 근무비율을 현재 50%에서 70%로 끌어올리라는 방침을 내렸다. 코로나 감염 방지책의 일환이다.
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직원들의 주당 출근 일수를 1~2일로 제한하고 있다. 히타치는 9월말까지 이런 내용의 재택제도를 연장했다. 히타치는 사실 현재 재택근무 시범단계에 있다. 히타치는 내년 4월부터 정식으로 주 2~3일 출근제로 전환한다. 일본 내 사업장 직원 70%(2만3000명)이 그 대상이다.
일본의 정보통신기업 후지쓰도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이달 초 발표했다.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일할 장소와 시간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후지쓰는 앞으로 공장을 제외한 일반 사원의 출근율을 ‘25% 이하’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후지쓰 역시 본사 사무실 면적을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거들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한때 통근자가 70~80%까지 감소했지만 최근엔 30%감소 수준으로 다시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일본 재계에 재택근무를 70%대로 유지하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아베 중 한명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여기서 한 술 더 떠 ‘도쿄 일극체제’를 개선하기 위해 “코로나 후에도 재택근무, 원격 의료 등이 이뤄지도록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원도시 국가’ 추진 등을 화두로 제시했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재택근무 및 공급망 지방 회귀 전략을 만들어 정부에 제언한다는 구상이다. ‘도장 문화’로 일컬어지는 대면 중심의 일본 사회가 코로나 사태를 맞아 디지털화, 온라인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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