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9月 月 23 日 土曜日 2:5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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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을 막아라…도쿄에서 부산으로 리얼 귀국 후기

여행객으로 붐비던 평소와는 다르게 썰렁한 나리타국제공항 제1터미널.

4월 22일 오후, 갑자기 귀국해야 할 일이 생겨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이틀 뒤인 24일에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내려진 일본의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 때문에 지금 일본에서 출국하면 입국금지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하는데다, 막상 한국으로 돌아가도 2주간 자가격리 신세가 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것을 따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부산으로 가는 직항편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운항이 중지되어,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귀국하여 거기서 육상교통편을 통해 이동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15:55 나리타국제공항 제1터미널 도착

내가 알던 나리타공항은 언제나 여행객들로 붐볐는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터미널 풍경에 두 눈을 의심하였다. 출국 수속 카운터는 불이 켜진 곳보다 꺼진 곳이 훨씬 많았고, 여행객도 금방 그 수를 셀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체크인을 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여 출국심사장으로 가니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평소와는 다르게 입국관리국 사무실 앞으로 안내하였다. 곧 입국관리국 직원이 나와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등 73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4월 30일까지 일본으로 입국할 수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보여주면서 동의하면 서명을 하고 출국심사대에 제출하라고 하였다. 뉴스에서는 5월 31일까지로 연장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기존대로 4월 30일까지로 안내하고 있다고 하였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훨씬 많았다.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 라운지도 ‘휴업’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불은 꺼져 있었다. 카페도, 식당도, 면세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다행히 영업하고 있는 편의점이 있어 차 한 병을 사 마시고 게이트 근처에서 휴대전화를 만지며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려 항공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탑승객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절반 정도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탑승하기 전에 직원이 승객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기내식도 평소와는 다르게 간소화되었고, 컵에 담아주던 음료는 아예 한 캔을 통째로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내에서 쓰는 서류도 평소에는 세관신고서 한 장이면 충분했는데, 이번에는 건강상태 질문서와 특별검역 신고서도 추가로 작성해야 했다.

19:40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도착

게이트를 빠져나와 가장 먼저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검역 순서를 기다리는 긴 줄이었다. 오늘 중에 부산에 도착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공항철도 시간과 KTX 시간을 검색하며 예상되는 일정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해외 입국자는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발견하였다. 거기에는 입국자의 승용차 귀가를 적극 권장한다는 내용과, 수도권 거주자는 입국자 전용 공항버스를 이용하고, 비수도권 거주자는 광명역까지 전용 셔틀버스로 이동 후 광명역에서 KTX를 이용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지방행 전용버스를 이용하라는 내용이 함께 적혀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검역 순서를 기다리는 입국자들. 사진 이동준

20분 정도를 기다려 겨우 검역 카운터에 다다랐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 20분을 기다린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신고서 중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하고, 체온을 측정하였다. 다행히 정상 수치였다. 입국자를 위한 격리 주의사항 안내 인쇄물을 받아 다음 창구로 이동하였다.

다음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입력하여 근무자(군부대에서 지원을 나온 것으로 보였다)에게 보여주니 근무자는 아까 측정한 체온 결과를 앱에 직접 입력해주고, 앱에 입력된 개인정보가 맞는지 확인하였다. 입력된 전화번호가 자신의 번호가 맞는지 전화를 걸어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거짓으로 입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확인 절차가 끝나면 검역 확인증을 발급해주었다.

다음으로 격리통지서와 격리통지서 수령증을 작성했다. 입국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를 통보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관련 법령에 의하여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작성한 후 격리통지서 수령증은 담당 직원에게 제출하고, 격리통지서를 가지고 드디어 입국심사장으로 향했다.

자동출입국심사 창구는 폐쇄되어 모든 입국자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창구에서 입국 심사를 받았다.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특별검역 신고서를 입국심사대에 제출하고,세관에 신고서를 제출한 뒤 출구를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시간 15분이었다.

21:00 광명역에서 부산역으로 이동

배가 고파서 터미널에서 간단히 요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작은 바람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목적지와 이동 수단을 물었고, 부산까지 KTX로 이동하고 싶다고 하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셔틀버스 승강장까지 곳곳에 방호복을 입은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었고, 셔틀버스 출발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달라는 말에 경찰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버스가 출발하였다. 4월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쌀쌀한 날씨였는데, 환기시킨다고 에어컨까지 켜놓으니 버스가 아니라 냉동탑차를 타고 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40여 분을 달려 버스는 광명역에 도착하였다.

광명역에 도착하니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입국자 전용 창구로 이동하여 셔틀버스비를 결제하고, 부산행 KTX 표를 구입하였다. KTX가 출발하기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았는데, 아무 것도 먹지 못해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직원에게 편의점이 어디있냐고 물었지만 나가지 못한다는 대답과 함께, 자동판매기에 과자와 샌드위치가 있으니 자동판매기를 이용해달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제서야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이곳에 올때까지의 동선이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광명역에 설치된 해외 입국자 전용 루트 안내. 사진 이동준.

열차 출발 10분 전이 되었고, 모여달라는 직원의 안내에 열차를 이용하려는 해외 입국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승차표에는 분명히 자리가 지정되어 있었는데, 직원의 안내에 따르면 17호차와 18호차 중에서 아무 자리에나 앉으면 된다고 하였다. 열차는 천안 아산역, 대전역, 동대구역, 울산역을 거쳐 새벽 1시가 조금 넘어 부산역에 도착하였다.

01:10 부산역에서 검사 실시

부산역에는 방호복을 입은 시청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이들의 안내에 따라 자가용 이용 그룹과 두리발(부산시청에서 준비한 전용 택시) 이용 그룹으로 나누어서 부산역 광장에 설치된 간이 검역소로 이동하였다. 정말 빈틈없는 경계태세가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답답함은 어느새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밤늦은 시간까지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후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기다란 면봉을 입과 코에 깊숙이 집어넣는 방식이었는데, 다소 고통스러웠지만 금방 끝났다. 문진표 작성부터 검사가 끝나기까지 약 15분 정도 걸렸고, 데리러 나온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직원이 따라붙었다.

도쿄에서 출발한지 12시간 만에 부산에 도착하였다. 입국해서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려 피곤하였고, 곳곳에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사람들과셔터를 내린 상점들 등 평소와 다른 모습들이 낯설었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 방역과 치료를 위하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하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바란다.

<참고>
다음 사항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면 대사관에서 자가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며, 자세한 절차는 관할 지역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중요한 사업상 목적 : 계약, 투자, 기술 지원 등
– 학술적 목적 : 국제대회 참가 등
– 기타 공익적 또는 인도적 목적 등 방문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글: 이동준 (주식회사 뉴인 일본법인 총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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