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끝에 7일 4·15 총선 출마지로 서울 종로구를 택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안팎의 요구에도 종로 출마 결단이 늦어지면서 험지를 피하려고 좌고우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한번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또 “종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약속의 땅”이라며 “황교안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난 5일부터 종로 출마나 불출마 가운데 선택하라며 압박을 거듭해온 점에서 황 대표가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연 공관위부위원장은 지난 5일 회의 직후 황 대표에 대해 “불출마니, 종로 이외 다른 험지 이야기도 나왔는데 국민들이 볼 때는 정공법이 아니고 보수가 오히려 일어설 기회를 막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당 대표자로서 당의 전체 선거전략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택하면서 지난 1월 3일 수도권 출마 선언 이후 한 달여간 지루하게 이어진 당내 마찰은 이날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놓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 대표 간 빅매치 구도가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이번 총선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게 됐다.
또 두 사람이 여야 대표적 잠룡에다 전·현 정권 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면서 정권 간 자존심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 입장에선 모처럼 인적 쇄신과 개혁 공천 카드로 총선 승리를 노리던 시점에서 또 하나의 악재를 넘기고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그동안 출마지역 선택과정이 늦어지면서 리더십에 일부 상처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을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깊은 고뇌와 숙고 끝에 나온 결단은 피 끓는 당원과 나라를 사랑하는 전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고 환영의사를 밝혔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 직후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황 대표와 오는 9일께 면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9부 능선에서 고비를 맞은 보수신당 창당 논의도 탄력이 붙을 지 주목된다.
파이낸셜뉴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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