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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가 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가 급락으로 수입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전반적인 상품수지 개선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좋아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11월 전망치인 57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부진에 상품수지 위축 여전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78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흑자폭으로 보면 지난해 10월(94억7000만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상수지 흑자의 흐름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16억5000만달러가 축소됐다. 줄어든 상품수지 흑자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상품수지(수출-수입)는 10월 80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전년동기(105억2000만달러) 대비 24억9000만달러 감소한 것이다. 전달인 지난 9월 87억달러와 비교해도 경상수지 흑자폭이 준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의 원인도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큰 폭의 수입 감소에 있다.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기가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 상품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한다. 실제 10월 수입은 410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2.5% 감소했다. 감소폭도 지난 9월에는 2.4%보다 확대됐다.
수출 감소세도 여전한 상황이다. 10월 수출은 491억2000만달러 전년동기대비 14.5% 감소했다. 11개월 연속 감소다. 한은은 수출 감소에 대해 한은은 글로벌 교역량 및 제조업 위축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34.0%), 석유제품(-20.7%), 화공품(-13.6%), 철강(-12.8%) 등의 단가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지 개선은 우리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서 개선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수출액 감소분의 절반 이상은 반도체가 차지했다. 수출 부진에 반도체 영향이 컸다”며 “반도체 수출 물량이 지난해 대비 높은 만큼 가격이 회복하면 향후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전망치 달성은 ‘무난’
현재 경상수지 흐름을 보면 올해 전망치인 570억달러 흑자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590억달러에서 570억달러로 하향조정 한 바 있다.
문소상 금융통계부장은 “현재 1∼10월 중 누적액은 497억달러로 73억달러 정도 남았다”며 “11월 통관 기준 상품 수지가 34억달러 정도 나왔고 기존 플러스 요인을 따지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57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품수지를 제외하면 올 들어 대부분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경상수지 전망치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특히 서비스수지의 경우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10월 여행수지는 8억2000만달러 적자다. 전년동월대비 4000만달러 적자가 줄었다. 중국인과 동남아시아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1년 전보다 8.4% 증가한 가운데 일본 여행 감소로 내국인 출국자 수가 8.3% 감소한 영향이다.
11월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8억3000만달러로 1년 전(14억1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4억1000만달러 확대했다.
국내 기업과 투자기관이 해외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
한편 경상수지 외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통계를 보면 10월 순자산(자산-부채)은 102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22억4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 역시 12억달러가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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