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 확보로 ‘대화 물꼬’ 기대 강제징용 등 난제에 빈손 우려도
오는 24일께 이뤄질 아베 신조•이낙연 회동의 현실적인 목표는 한•일 정상회담과 정경분리에 대한 양국 간 공감대 확보, 이 두 가지로 분석된다.
현재 최대 관심은 이 총리 손을 통해 건네질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 내용과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일본 측의 문제해결 자세, 이 두 가지다.
지난 18일 이 총리는 일본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할 것임을 시사했다. 사실상 ‘특사’임을 자처한 것이다. 청와대 역시 친서와 구두 메시지의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에 대한 문 대통령의 기본입장이 변한게 없기 때문에, 이 총리가 사실상 ‘빈손’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 총리가 전할 대통령의 메시지 안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새로운 안이 제시될 가능성은 떨어진다”면서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때문에 연내 약 3건 정도 있는 국제 다자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게 가장 현실적인 목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정상 간 만남 자체를 1차 목표로 한다는 것. 11월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있다. 또 한•중•일 정상회의(잠정) 12월 개최를 목표로 조율 중에 있다.
현재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한•일의 입장은 팽팽하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은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재판 결과’를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한•일 양국 정부가 해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입장이다. 일본의 태도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대화의 시작점 자체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번째 현실적인 목표는 ‘정경분리’ 공감대 확보다.
연말연초엔 법원이 압류한 한국 내 강제징용 피고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일본의 추가 보복조치는 앞서 한국에 대해 ‘겁주기’ 차원에서 실시한 7~8월 수출규제 조치 그 이상의 위협적인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일본의 1•2차 수출규제 조치로 타격을 입은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일본이 취할 다음 조치가 어떤 분야가 될 것 같으냐”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정경분리에 대한 일본 측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면 최대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아베 정권 역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되레 부메랑이 돼 주요 관광지인 규슈•오키나와 등 지역경제에 타격으로 나타나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미 양국 재계는 정경분리를 위한 출구 찾기에 나선 상태다.
다음달 일본에선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간 간담회가 열린다. 한국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 상의 역시 내년 봄 연례회의 개최를 목표로 조율 중에 있다.
한•일 양국이 이번 회동을 통해 정상회담과 정경분리의 필요성만 공감하더라도, 문 대통령의 친서정치가 수확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저작권자(C)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