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검사장급 검사들이 이르면 연말부터 명예퇴직(명퇴)수당 지급 자격을 얻는다. 차관급 이상에게만 제공하는 관용차량 반납의 반대급부로 명퇴수당을 받게 된 것. 검사장급은 그간 명확한 근거 없이 차관급 대우를 받아 온 터라 관용차량을 제공받는 대신 명퇴수당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이같은 편법적 관행을 바로잡게 된 것이다.
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검사장급 검사를 명퇴수당 지급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정’ 개정이 추진된다.
■검사장급, 연말부터 명퇴수당 자격 생겨
명퇴수당은 20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이 1년 이상 정년이 남았을 때 신청할 수 있다. 명퇴는 ‘정년’을 전제한 제도로 정년이 없는 차관급 이상 정무직은 명퇴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반직 공무원에서 차관급으로 바로 영전한 경우도 명퇴수당을 받지 못한다.
반면 검찰청 검사장급의 경우 정년이 있는 일반직 공무원임에도 명퇴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그간 뚜렷한 법적근거 없이 차관급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대신 검사장에게는 차관급 이상에게만 지급하는 관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했다.
검사장은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의 검사’로 전체 검사 2000명 중 대검찰청 차장•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 40여명 정도다. ‘검찰의 꽃’으로도 불리지만 사실 검사장이라는 직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검사장 승진만 바라보는 탓에 수사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2004년 검사장 직급을 폐지하면서다. 반면 혜택은 그대로 남겨둬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셈이어서 관용차 제공은 비대화된 검찰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관용차량, 연말돼야 완전히 사라질듯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작년 5월 검사장에 대한 관용차 제공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최근까지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명퇴수당 지급 문제에 대해 기획재정부•인사혁신처와 협의가 완료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이 걸려있어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과정 때문에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법무부는 명퇴수당 지급 규정 개정과 연동해 관용차량 제공을 중단하려했지만 지난 9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지시에 검사장의 관용차 이용을 전면 중지한 바 있다. 박상기 전 장관의 발표 이후 1년 5개월여만이다.
현재 관용차량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단순히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지비, 기사 인건비 등은 계속 나가고 있다.
규정 개정이 완료되면 차량이 완전히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처는 오는 30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검토요청이 와서 살펴본 결과 검사장급은 정무직으로 볼 수 없어 명퇴수당 지급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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