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0만달러(약 14억8800만원)에 미국 영주권을 판매한지 약 4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신청자 숫자는 누적 338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트럼프의 홍보와 달리 돈을 내도 영주권 발급 절차가 빨라지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전날 현지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10일 신규 접수를 시작한 ‘트럼프 골드카드’ 신청자가 총 338명이며 이 중에서 신청 수수료 1만5000달러(약 2232만원·환급 불가)를 낸 사람은 165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국토안보부 서류 작성 단계로 넘어간 사람은 59명에 불과했다.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23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골드카드가 1명에게 발급됐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해 미국의 기존 투자 이민 창구였던 ‘EB-5’ 비자를 대체하기 위해 골드카드 비자 제도를 선보였다. EB-5 비자는 최소 10명의 직원을 고용한 미국 낙후지역 기업에 (80만~105만달러)를 투자한 외국인에게 미국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트럼프 정부는 해당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외국인 투자금이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에 흘러든다고 비난했다.
골드카드는 외국인이 미국 정부에 직접 100만달러를 내면 곧바로 EB-1(취업이민 1순위) 혹은 EB-2(취업이민 2순위) 비자 지위로 영주권을 받는 제도다. 트럼프는 지난해 2월부터 골드 카드제도를 시행한다고 예고하고 같은 해 9월에 관련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와 러트닉은 지난해 12월 19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골드카드가 많이 팔렸다고 자랑했다. 당시 트럼프는 동석한 러트닉에게 골드카드가 “얼마나 팔렸는지 알고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러트닉은 “13억달러(약 1조9312억원)”라고 답변했다. 트럼프는 골드카드의 “수익금은 모두 부채 감축에 쓰이며, 미국 재무부로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트닉은 지난 2월에도 비자를 기다리는 사람이 25만명이라며 정부가 20만장의 카드를 판매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달 러트닉은 100만달러를 낸 사람이 1명뿐이지만 “수백 명”이 대기중이고 처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WP는 골드카드 판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처리 속도를 지목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골드 카드를 통해 영주권을 얻을 경우 통상 수년이 걸리는 심사 기간이 몇 주일로 단축된다고 강조했다. 골드카드 공식 웹사이트에도 수수료와 신청서가 접수된 후 “몇 주일” 안에 절차가 완료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28일 법원 제출 문서에서 골드카드 비자의 처리 속도가 기존 EB-1 및 EB-2 비자보다 빠르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문서에서 “비자 신청자는 골드카드 여부와 상관없이 각자의 일정에 따라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