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박현자 요리연구가의 아주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우리 산야의 생명력을 가득 머금은 ‘쑥’을 활용한 ‘약(藥) 수업’이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우리 몸을 살피고 치유하는 약선 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날 수업에서 박현자 연구가는 수강생들에게 쑥에 얽힌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따뜻한 서사를 건네며 강의를 시작했다. 박 연구가는 “어릴 적 기억 속의 쑥떡은 참 미운 음식이었다”며, “봄 한 철뿐 아니라 일 년 내내 간식으로 나왔던 그 투박하고 짙은 초록빛, 그리고 입안에 남는 쌉싸름한 기운이 어린 마음에는 왜 그리도 달갑지 않았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덧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어 다시 마주한 쑥은, 세상 그 어떤 화려한 음식보다 귀하고 귀한 보약이 되었다”며, 세월이 흘러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깨닫게 된 성숙한 시선을 공유했다.
■ 차·떡·국으로 빚어낸 봄의 미학
수업에서는 쑥을 활용해 일상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세 가지 메뉴가 소개되었다.
먼저 선보인 쑥차는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로 몸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은 물론, 한 잔의 차에 담긴 온기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평온함을 선사했다. 이어 소개된 쑥떡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간식을 넘어, 어린 날의 아련한 추억과 성숙한 지금의 깊은 맛이 교차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쑥떡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입안 가득 봄의 생동감을 전하며 수강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식탁의 주인공이 된 쑥국은 나른한 봄날의 피로를 한 번에 씻어내듯 향긋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한술 뜰 때마다 몸의 감각을 깨우는 쑥국은 그 자체로 우리 몸을 살리는 생명의 국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오랜 시간 한방 수업을 이어온 박 연구가가 쑥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쑥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우리 몸을 정성껏 보살피는 귀한 약재가 되기 때문이다.
박 연구가는 이번 ‘약 수업’을 통해 쑥의 세 가지 핵심 효능을 강조했다. 첫째로 쑥은 탁해진 혈액을 맑게 정화하고 원활한 순환을 돕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둘째로 몸속 쌓인 독소를 배출하고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내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냉기를 몰아내고 위와 장을 따뜻하게 보하며, 특히 여성들의 부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박현자 요리연구가는 “이번 수업은 음식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몸을 보하는 ‘약’을 공부하는 시간이다”라며, “제철을 맞은 쑥 한 줄기에 담긴 생명력이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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