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중동 정세 악화로 올해 2·4분기 일본 주요 산업 자재 품목 중 3분의 2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3분의 1 품목만 가격이 상승했던 올해 1·4분기에 비해 인상 대상이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나프타 공급난으로 화학 제품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닛케이가 이날 일본 소재 제조사 및 상사를 대상으로 분기별 가격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2·4분기 일본 주요 산업 자재 12개 품목 가운데 8개 품목의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합은 3개, 하락은 1개다.
올해 1·4분기에 4개 품목만 가격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품목이 두 배로 증가했다.
가장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는 분야는 화학 제품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 범용 합성수지의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나프타 비용 상승을 반영해 일본 합성수지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미쓰이화학 계열 프라임폴리머는 이달 납품분부터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가격을 kg당 90엔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약 30% 수준으로 2022년 우크라이나 위기 당시보다 인상 폭이 크다.
신에쓰화학공업 등도 상·하수도관 등에 쓰이는 염화비닐수지(PVC) 출하 가격을 약 20% 인상할 방침이다. 필름과 PVC관 제조업체들도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될 경우 생활용품과 식품, 건설 등 산업 전반으로 비용 전가 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엔진 부품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2차 합금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2차 합금은 알루미늄 국제 시세와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데 중동산 알루미늄 수출 차질 우려로 국제 가격이 급등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1·4분기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달 이후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철강과 종이 제품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의 경우 일본제철과 도쿄제철 등이 H형강과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이후 거래 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원료인 석탄과 철스크랩 가격 상승, 엔화 약세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인쇄용지 역시 제지업체들이 원가 상승분 반영을 두고 수요 업계와 가격 인상을 협의 중이다.
닛케이는 중동 정세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전가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철강과 종이 가격에는 중동 상황에 따른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연료비와 운송비 상승이 이어질 경우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 위기가 세계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계 부품과 수전 금구 등에 쓰이는 황동봉(신동 제품)이 주요 12개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 전망을 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즈호은행의 노무라 가즈토모 연구원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경기 민감도가 높은 구리 국제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미토모상사 글로벌 리서치의 혼마 다카유키 경제부장은 “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와 인건비를 함께 끌어올리며 다시 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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