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6일(현지시간) 제47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해 역내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 충돌 사태를 중재하며 두 나라 총리와 함께 휴전 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적대행위 중단과 국경지대 중화기 철수를 포함한 협정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통해 “동남아 평화 정착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노벨평화상 후보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캄보디아·태국·말레이시아와 각각 무역 및 광물 협정을 체결했고, 베트남과는 상호 관세 조정 및 농산물 교역 확대를 포함한 포괄적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백악관은 “수주 내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갖는 등 다자외교의 중심 무대로 부상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 고위급 무역 회담이 병행되고 있다.
아세안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를 27일 개최하고, 중국·러시아 중심의 브릭스(BRICS)와의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세계 갈등과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대화와 이해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며 “아세안은 단결과 유연한 대응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동티모르가 1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 2002년 독립 후 14년 만의 가입이다.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리창 중국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말레이시아 도착 후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27일에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온라인 사기범죄 대응과 아세안+3 정상회의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