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19차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가 제104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여성 총리가 탄생한 것은 일본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황궁에서 총리 임명식과 각료 인증식을 마친 뒤 다카이치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이번 내각은 공명당의 연정 이탈 이후 자민당이 26년 만에 단독으로 구성한 정부로, 일본유신회와의 정책 협정을 통한 ‘각외 협력’ 형태로 운영된다. 자민당 단독 내각은 1998~1999년 오부치 게이조 내각 이후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함께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결단과 전진의 내각’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대책이 최우선이며 당분간 중의원 해산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새 내각의 인선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이 외무상으로 복귀했고, 하야시 요시마사 전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방위상으로 임명돼 국방라인을 이끌게 됐다. 경제산업상에는 미·일 관세 협상을 담당했던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경제재정상에는 죠나이 미노루 경제안보상이 각각 전보됐다.
내각의 핵심인 관방장관에는 보수 성향이 강한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이 기용됐다. 국토교통상에는 자민당의 가네코 야스유키 전 총무상이 임명돼, 2012년 이후 공명이 독점해 온 교통 행정의 주도권이 16년 만에 자민당으로 넘어왔다.
여성 각료는 다카이치 총리를 포함해 3명으로, 그중 오노다 기미 참의원이 경제안보담당상으로 첫 입각했다. 평구치 히로시 전 부법무차관은 법무상으로 승진했다. 전체 각료 19명 중 10명이 처음 입각한 신인이다.
한편 정치자금 비리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사토 케이 참의원은 관방부장관으로 발탁돼 일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총리 지명 투표에서 다카이치는 중의원에서 237표를 얻어 과반(233표)을 넘겼고, 참의원에서는 결선투표 끝에 125표를 획득하며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를 제쳤다.
‘아베 계승’ 노선을 이어온 다카이치 내각은 보수 이념 강화와 함께 경기 부양, 국방력 강화, 지방분권 확대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