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21일 ‘다카이치 내각’의 주요 인선을 확정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는 동시에, 당내 세력 통합을 의식한 절묘한 균형 인사로 평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우선 재무대신에 자민당 참의원의원인 가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를, 방위대신에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수상을 기용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두 사람은 각각 아베·다카이치 라인과 개혁적 이미지의 ‘신세대’ 정치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재정·안보 양축의 상징적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이즈미 의원은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다카이치와 결선까지 맞붙은 경쟁자였지만, 총리는 직접 설득해 방위 분야의 개혁과 방산산업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타야마 의원은 자민당 내 대표적인 ‘재정보수파’로, 고이즈미 내각 시절 재무성 출신 관료로도 활약했다. 다카이치 내각의 긴축적 재정 운영 방향을 상징하는 인사로 해석된다.
또한 스즈키 노리카즈(鈴木憲和) 부흥부대신을 농림수산상으로 승진시키고, 아카사와 요헤이(赤沢亮正) 경제재생담당상을 경제산업상으로 전보시키는 등 중견·실무형 인사들도 전면 배치됐다.
초선 입각자도 눈에 띈다.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중의원의원은 내각부 부대신·경제산업부 부대신을 지낸 경력으로 초임 장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히라구치 히로시(平口洋) 전 법무부차관도 법무대신으로 발탁됐다.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전 방위상이, 외무대신에는 총재선거 경쟁자였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간사장이 내정됐다. 당내 화합을 위한 배려 인사로 읽힌다.
다카이치 내각은 오는 22일 공식 출범하며, 초대 여성 총리의 첫 각의가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다.
경제안보·방위력 강화, 그리고 재정규율을 양립시키려는 ‘보수본류 내각’으로, 일본 정치의 방향을 가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