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돌입한다. 지난 2017년 영구정지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이 고리 1호기 해체에 성공하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업용 원전을 해체한 국가가 된다. 이번 해체 사업은 약 50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열린 제216회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원전 해체를 위한 조직과 인력, 비용, 기술 능력, 품질보증 체계 등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한수원의 최종 해체계획서에는 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 조사, 방사성폐기물 관리 계획, 작업자와 주민 보호를 위한 방사선 방호 대책 등이 포함됐으며 모두 현행 안전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방사능 오염 수준이 낮은 시설부터 높은 시설 순으로 단계적 해체를 진행한다. 허가 후 6년 차에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고, 10년 차에 오염구역 해제, 12년 차에 원전 부지를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고리 1호기의 최종 해체 완료 시점은 2037년이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원전으로, 595메가와트(㎿e) 용량의 가압경수로(PWR) 방식으로 운영됐다.
현재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약 5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 22개국에서 원전 214기가 이미 영구정지 상태이며, 2050년까지 추가로 약 600기 이상이 해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4곳에 불과하며, 이 중 상업용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독일은 2010년 칼슈타인 원전(VAK Kahl)을 해체했지만 후속 사업이 15년 넘게 성사되지 못했다.
한수원은 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96개 중 58개의 핵심 기반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의 성공적 해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