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역대 최저 수준인 21석(전체 127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대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가 31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의 주목할 만한 결과는 국민민주당과 참정당 등 신생 보수정당의 약진이다. 국민민주당은 9석을 확보해 창당 이후 처음으로 도쿄도의회 진입에 성공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 2021년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 4명이 모두 낙선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절반 이상의 당선율을 기록했다.
함께 창당된 참정당 역시 3석을 얻어 도쿄도의회에 첫 진출했다. 참정당은 국방비 증액, 평화헌법 개정 등을 주장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신생 보수정당으로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도 비례대표로 3석을 얻은 바 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 2020년 옛 국민민주당이 입헌민주당과 합당 과정에서 반발한 의원들이 창당한 중도보수 정당이다. 원전 재가동 찬성, 헌법에 자위대 명시 등 보수적 안보 정책과 함께 소비세 인하, 사회보험료 부담 경감 등 친서민 정책을 병행하며 최근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는 내달 20일 실시 예정인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지난해 중의원 총선에서 이미 자민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해 여소야대 상황에 처한 가운데,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도 패할 경우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자민당이 국민민주당과 연립여당 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 과정에서 국민민주당 대표 다마키 유이치로 의원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마키 대표는 지난해 중의원 총선에서 당 지지율 급상승을 이끈 인물이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다마키를 차기 총리 후보 중 하나로 언급했다.
연립여당 내에서 제1당이 아닌 정당에서 총리가 배출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일본사회당 출신으로 ‘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는 일본 정계 재편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