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거부권이 행사됐던 주요 법안들이 17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도 모두 부결됐다. 이날 재표결에 부쳐진 두 번째 내란 특검법, 명태균 특검법, 상법 개정안 등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하며 통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299명을 대상으로 각 법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쳐 표결을 실시했다. 두 번째 내란 특검법은 찬성 197명, 반대 102명으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이탈표가 7표 이상 나와야 가결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강행 처리했으며,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같은 달 31일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반영해 특검 후보 추천 주체를 ‘야당’에서 ‘대법원장’으로 바꾸고, 수사 대상도 축소했지만, 최 대행은 여야 합의가 없고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명태균 특검법도 찬성 197명, 반대 98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명태균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선거에 개입하고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위한 특검법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부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주요 선거과정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안 역시 최 대행이 지난달 14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역시 같은 날 부결됐다. 재석 299명 중 찬성 196명, 반대 98명, 기권 1명, 무효 4명으로 역시 3분의 2 찬성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국 100만여 개 법인이 적용 대상이다.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일 거부권을 행사하며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대안으로 상장기업에 한해 주주 이익 보호 노력을 이사회에 부여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행이 정착된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재의 표결 부결로 세 법안은 모두 입법절차에서 최종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정치권의 협치 실종 속에 정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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