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미국의 관세 위협에 더욱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한 달 새 3% 넘게 상승한 반면, 원화는 0.45% 절하되며 원·엔 재정환율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63.9원까지 치솟은 뒤 1,460.0원(야간 거래 기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주간 거래 기준 20.4원, 야간 거래 기준 17.0원 급등했다.
이 같은 환율 변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고, 중국에 추가 10%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 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원화는 1월 말(1,453.5원) 대비 0.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로(+0.01%), 일본 엔(+3.03%), 영국 파운드(+1.46%), 캐나다 달러(+0.50%) 등 주요 통화들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원화보다 더 약세를 보인 통화는 브라질 헤알(-0.98%), 인도 루피(-1.03%), 인도네시아 루피아(-1.70%), 튀르키예 리라(-1.74%) 등이었다.
특히 엔화 강세로 인해 원·엔 환율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5.44원으로, 이는 2023년 5월 17일(977.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 강세의 배경으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과 미국발 관세 위협에서 일본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꼽힌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는 미국 관세 정책에 상대적으로 둔감하지만,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아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최소 4월까지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