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927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만에 42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2%(41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2023년 증가 폭(17조9000억원)보다 2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가계신용 증가세 지속… 11년 만에 두 배로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판매신용)을 합한 개념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02년 464조7000억원이었던 가계신용은 2013년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1년 만에 19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2021년 7.7%(133조4000억원) 증가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이 전 분기보다 0.7%(13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3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전 분기(18조5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주택 매매 감소 영향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10조6000억원 늘어난 1807조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3분기 19조4000억원 증가에서 4분기 11조7000억원 증가로 둔화됐다. 이는 주택매매 거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량이 3분기 14만2000가구에서 4분기 11만4000가구로 줄었다.
기타대출(신용대출·카드론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2조7000억원 감소에서 4분기 1조2000억원 감소로 줄었으며, 증권사 신용 공여액이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이 -0.7%에서 -6.6%로 확대되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반영됐다.
당국 규제 효과… “가계부채 안정화 흐름 지속될 것”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 폭이 3분기에 비해 축소됐다”며 “이는 주택 매매거래 감소와 함께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등 거시건전성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부채 비율이 향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가계신용이 연간 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명목 GDP는 6% 이상 성장했다”며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비율의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소비 증가… 신용카드 이용액 확대
한편 지난해 4분기 판매신용(신용카드 이용액 포함)은 전 분기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 12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전 분기(1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연말 소비가 증가하면서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92조9000억원에서 196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국의 규제와 경기 흐름에 따라 가계신용 증가 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