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불교를 대표하는 고승이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의병장과 외교관으로 활약했던 사명대사 유정(1544~1610)의 친필 글씨가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왔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월정사 성보박물관은 3일, 사명대사가 쓴 친필 유묵 ‘불심종조달마원각대사’(佛心宗祖達麼圓覺大師)를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유묵은 1604년에서 1605년 사이, 사명대사가 강화 교섭을 위해 일본 교토에 파견됐을 때 현지 승려에게 써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 독지가가 일본에서 입수해 기증하면서 지난 5월에 귀환이 이루어졌다.
유묵은 가로 30㎝, 세로 120㎝ 크기의 반 가리개 족자 병풍 형태로, 가운데에 큰 글씨로 ‘불심종조달마원각대사’가 쓰여 있다. 글씨 위쪽에는 일본 교토의 대응사(大應寺)의 도장이 찍혀 있으며, 왼쪽 서명 부분에는 사명대사의 낙관이 적혀 있다. 필체는 활달하면서도 기세가 넘쳐, 선승의 자유롭고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려들을 모아 의병을 일으켰고, 전쟁 후에는 일본에 사절로 파견되어 조선인 포로 3천여 명을 귀환시키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명대사의 친필 유묵은 4일부터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전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