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을 본격화한 데 이어 대구 출마까지 공식화하면서 여권이 동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끌어안는 데 실패할 경우 총선 승부수인 수도권은 물론영남권 접전지에서도 당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신당, 수도권-영남 정조준..지역구 후보 다 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은 물론 비이재명계까지 만나면서 신당 창당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 11일에는 자신의측근인 이른바 ‘천아용인‘과 만나 신당 창당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천아용인은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도전했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현역인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을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 지역구 후보를 대거 출마시키겠다고 시사하면서여권의 긴장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 일부도신당에 합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윤상현·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이 전 대표를 끌어안기 위해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윤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우리의 약점인 중도·청년·호남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 후보표를 잠식해 천여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과 부산 등 영남지역에서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단생산사(團生散死)의 정신이 절실한 때“라고경고하기도 했다.
하 의원도 통화에서 “수도권은 물론 영남권 접전지에서도 이준석 신당이 가져올 1-2% 표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직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의견이 반반인 것으로 보이니 이 전 대표가 요구한 용산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당내 “이준석 끌어안아야” 의견..용산-지도부와는 화학적 결합 ‘시계제로’
다만 현재까진 당이 이 전 대표와 함께 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지도부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와 ‘김기현 지도부 교체‘라는 고강도 쇄신안을 요구한 것을 두고 ‘화해하기 싫다는 시그널‘과 마찬가지라고 인식하고 있다. 내부 총질의 위험을 안고 가느니 완전히 갈라서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에선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추진한다면 이 전 대표의 신당은 0석, 그야말로찻잔 속 태풍“(김병민 최고위원), “대구에서 이준석·유승민 바람 전혀 불지 않을 것“(홍준표 대구시장) 등 비관론도 나오지만 이 전 대표는 명분을 내세워 신당을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이 내놓은 비관적 전망에 대해 “정확하다. 어려운 도전“이라면서도 “지역내 패권에 안주한 정치세력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여전히 영남 텃밭에 대한 신당 공략 의지를 거듭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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